본인은 벤처에서만 10년이상 일해온 엔지니어다. 주위 친구들 중에 대기업에 다는 친구들이 더 많다. 지금도 대학교 모임에 가면 3/4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다니고 나처럼 좃소에서 버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직한 곳도 대기업에서 분사한 사람들이 세운 회사로 대기업에 대해선 다녀보진 않았지만 꽤 잘 안다고 생각한다.

 

일단 기술 유출한 엔지니어에 대해 나는 두 가지 감정을 갖고 있다. 하나는 안쓰러움과 하나는 작은 짜증이다. 그리고 기술 유출을 당한 대기업에 대해서는 딱히 불쌍하지도 안쓰럽지도 않다.

 

대기업이 그 동안 중소기업의 핵심 인력을 얼마나 데려왔는지 알면 대기업의 인력 유출 기사는 자업자득이라는 생각만 든다. 그리고 소위 잘나가는 대기업들 역시 일본이나 미국의 핵심 엔지니어들을 데리고 기술 유출을 해왔다. 오히려 이제는 그만해야할 글로벌 기업의 위치에 올랐음에도 여전히 스스로는 뭘 어쩔줄 몰라서 아직도 패스트 팔로워 때 전략만 취하고 있다. 

 

그동안 그렇게 성장해서 그 방법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새롭게 뭘 해도 맨날 똥볼만 차니 새로 뭘 하려는 시도자체를 불안해 하는게 우리나라 대기업들이다. 결국 좀 잘나가는 중소기업이 있으면 거기 인력이나 어찌 빼와서 성장해 보려는 마음만 가득하다.

 

그래도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은 우리나라 기업이니까 해외로 기술 유출은 안되는거 아니냐고? 아까 말했듯 우리나라 대기업도 과거 해외 기업으로 부터 인재 유입해와서 성장해서 국제적으로 뭐라할 입장이 못된다. 그럼 국정원이 엔지니어가 해외로 가는 것을 막아야한다? 3년간 동종업계 재취업만 지키면 되는 거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인력 데려올 때는 동종업계 인력 자유롭게 데려온다. 어차피 소송은 해당 중소기업이 개인에게 걸기 때문이다.

 

결국 중소기업 피빨기로 성장해서 토양을 다 뽑아버린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엄청난 기술로 막 세계를 호령하는 것 같은가?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기술은 전부 해외에서 사오는거다. 아니면 중소기업꺼 빼오든가.

 

물론 자체적인 기술도 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은 해외 기술인 것은 변함이 없다. 아마 대기업의 자체 기술이 많이 쳐줘야 30%정도일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우리나라 대기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10% 수준이니까. 그 사람들이 엄청난 천재들이라서 우리나라 기술의 90%를 만들것 같은가?

 

현존하는 대기업과 손잡고 일하는 것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독이든 성배이다. 과거는 중국에 판로가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 대기업에 의존도가 더 높아져서 어쩔 수 없이 대기업과 손은 잡아야하지만 결국 알맹이만 뺏기고 죽을 운명인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초반에 바짝 대기업에게 돈을 벌고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미국 회사들에게 인지도를 쌓고 그들과 생존하는 전략을 취하려 하고 있다. 대기업과 함께 수 십년을 파트너쉽을 이어가는 회사가 많지 않은 이유이다. 

 

대기업과 진짜 오래 일하는 회사는 대기업 일가가 세운 회사이거나, 관리를 잘해서 핵심 기술을 잘 지켜낸 회사들 뿐이다. 그러니 대기업 기술 유출에 엔지니어들 그만 욕하고 본인들 업에나 충실하라.

 

요즘 중국도 그 쪽 현지 엔지니어들한테 2~3억을 준다는 이야기를 직접 중국 회사 미팅에서 들었다. 쉽게 작은 회사 족치거나 해외 기술 얻어서 승승장구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요즘 중국, 대만 엔지니어들과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더이상 희망이 없는 표정이지만 그 들은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거의 망해버린 일본 조차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에 비해서는 파이팅이 넘치더라. 

 

그러니 대기업은 적당히 빨고, 현실을 자각해라. 돈 안주고 비용 절감이니 코스트 이노베이션이니 하면서 중소기업 2개월에 한번씩 불러서 가격 후려치기나 하면서 실적 올리고 지들끼리 잘했다고 기사내고 돈잔치 하는 꼬라지 보면 이 나라가 왜 의대 선호를 하는지 답이 나온다.

 

내가 갑자기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티스토리 블로그는 망했기 때문이다. 왜 망하는지 그 이유는 다음에 설명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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