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3년 전 네이버 블로그를 먼저 하던 시절 블로그 글감도 얻을 겸 각종 체험단을 했던 적이 있다.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 보겠다.

 

어쨌든 글을 채워야겠는데 쓸 말도 없고 맛집을 쓰겠다고 뭘 먹고 다니면 돈도 깨지고... 결국 맛집과 제품을 받아 리뷰를 쓰는 체험단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뭐 개인 브랜딩이니 그 딴 게 필요한 게 아니었고, 블로그를 개설해서 소정의 목적만 달성하면 됐기 때문이었다. 네이버 블로그는 블로그 자체의 지수가 중요했고, 그중 하나가 많은 양의 질 좋은(?) 포스팅이다. 

 

여기서 네이버의 질 좋은 포스팅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체류시간이 긴 글들이 많은 블로그에서 좋은 글이 나올 확률은 높겠지만 그 글들이 모두 좋은 글은 아니다. 그래서 이사양잡스와 같은 고수들은 네이버 로직이 쓰레기라고 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글 나쁜 글 섞여도 나쁜 글도 좋은 글로 대우해 주니 얼마나 좋은가.

 

마치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 A급 모기지와 D급을 섞은 게 생각난다. 처음에는 D를 소량 섞어서 A급 상품으로 만들었던 것을 반복하다가 발생한 일을 보지 않았는가. A급 90% 폐급 10%와 섞어서 A급 파생상품 1을 만들고, A급 파생상품 1과 D를 또 섞어 다시 A급 파생상품 2... 다시 섞어서 파생상품 3을 반복해서 만들었다. 결국 폐급이 90%인 상품이 A 등급을 받게 된다.

 

소위 인플루언서니 수만 명이 유입된다느니 하는 블로거에 가서 글을 보면 그런 점이 여실히 나타난다. 이미 기존 글 수천 개로 지수는 쌓일 대로 쌓였으니 나중에는 협찬받고 적당히 글 올려도 방문자가 줄지를 않는다. 사실 인플루언서가 쓴 글이 뭐 초보가 쓴 거보다야 낫겠지만 기껏 얻는 정보는 한 줌 밖에 안 되는 글이 많다. 어차피 잘쓰든 못쓰든 유입에 되니까 질 좋은 글 쓸 시간에 글의 개수를 늘리는게 그 사람들도 더 이득인 것이다. 결국 블로그 지수라는 시스템이 그 블로그에서 나오는 모든 글의 퀄리티를 보장해 주진 않는다는 이야기다.

 

갑자기 이야기가 네이버 검색엔진이 쓰레기라는 쪽으로 새 버렸다. 암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요지는 티스토리는 일단 방문자가 구리고 마케팅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체험단 신청도 안 받아주는 경우가 많다. 뭐 받아준다고 하더라도 그냥 솔직한 리뷰 올리고 쿠팡으로 제휴 마케팅을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5만 원짜리 리뷰 쓰는데도 뭔 키워드니 뭐니 제약도 많고, 다나와는 3군데에 포스팅을 해야 한다. 수십만 원 호가하는 제품의 체험단에 당첨이라도 되는 경우 글을 10개씩 써야 하는 조건이 붙기도 한다. 그리고 고가 제품(예를 들면 150만 원짜리 노트북) 체험시켜 주고 회수한 뒤 5만 원 주는 방식이 더 많다.

 

그런데 좋은 제품 리뷰 쓰고 제휴마케팅하면 월에 못해도 만원은 번다. 고수들처럼 맥북, 냉장고 비싼 제품 아니고 3~5만 원짜리 적당한 제품으로도 그 정도는 벌 수 있다. 그럼 1~2년 벌면 10~20만 원인데 체험단 5만 원 보다야 훨씬 났지 않은가.

 

게다가 체험단은 광고주가 키워드 지정해 주는데 키워드가 겁나게 구리다. 그 키워드로 한 번에 여러 블로그가 동시 다발로 올려서 더더욱 구려진다. 그래서 예전에 올린 체험단 글들은 조회수가 100도 안 되는 게 허다하다. 결국 블로그의 지수에도 그다지 좋지 않다.

 

인플루언서니 뭐니 하면서 협찬받아서 글 쓰는 건 나한테 체질도 안 맞고, 숙제 검사받는 것도 성에 안 차더라. 그래서 가끔 네이버 블로그로 몸이 좀 찌뿌둥하면 마사지 좀 받고, 가끔 오랜만에 삼겹살 당길 때 체험단 신청해서 가는 정도로 활용한다. 사실 그마저도 다른 곳에 집중하는 게 더 낫겠다 싶어서 몇 개월에 한 번 할까 말 까다.

 

체험단 협찬 이런 걸로 쳇바퀴 돌듯 돈을 벌고 싶다면 네이버 블로그로 가면 된다. 사실 브랜드만 탄탄히 만들면 글 도용에서 자유로운 곳이 그곳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나름의 해자는 있다. 똑같은 내용의 글을 베껴도 블로그 지수가 탄탄하고 팬덤이 있다면 상위노출 + 구독 유입으로 흔들리지 않는 곳이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외부에서 협찬을 받아서 계속 글은 써야 한다. 물론 돈이 충분히 벌린다면 그 부분은 직원을 고용해 일부 아웃소싱을 할 수 또 있다.

 

나야 사람 쓰고 관리하는 게 더 귀찮은 사람이라 그렇게 운영하고 싶지는 않다. 예전에 pc방 매니저 할 때도 문제없는 착한 직원들만 데리고 일했지만 싫은 소리 가끔 하는 것도 싫었다. 회사에서 조직생활하는 것도 지겨운데, 이쪽에서 조차 사람들이랑 부대끼고 싶진 않더라.

 

암튼 티스토리가 망할 예정이라 이런저런 얘기를 남기는데 은근히 재미있다. 어차피 망할 블로그고 수익도 얼마 안 되는 블로그라 감춰놨던 방문자 수도 오픈했다. 월 3000명 들어오는 블로그는 애드센스 수익이 얼마일 것 같은가? 아직 100명도 안 들어오는 사람들은 3000명이면 엄청나게 수익을 올릴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애드센스 수익 공개는 안 할 생각이므로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긴다. 다만 내가 이렇게 당당히 방문자를 오픈하는 이유는 이 블로그는 유입만 있지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곳의 글을 퍼가거나 비슷하게 운영할 생각이라면 함정 카드에 걸려드는 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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