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자체 광고가 2023년 6월 부터 적용된다는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가지 반응이 있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뒷통수를 맞았다’, ‘어쩔 수 없는 결정으로 보인다’, ‘ 상단 광고는 너무 심하다’ 등등 수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거로서 이번 정책이 불러올 변화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티스토리 접고 옮겨야 하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기존 블로그를 폐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워드프레스나 블로그 스팟 등 다른 플랫폼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은 필요해 보입니다.

 

만약 티스토리 광고가 하단에 작게 붙는 수준이라면 수익이 10%이내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상단에 배치된다면 50%이상 수익 감소를 예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상단에 2개의 티스토리 광고가 확인됨에 따라 옮기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부분의 전업 블로거가 엑소더스 대 탈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검색해서 나온 글을 클릭했는데, 비공개나 삭제된 게시물이 계속 뜬다면 티스토리 도메인 자체 품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구글은 말할 것도 없고, 네이버 조차 위태위태합니다.

 

따라서 초보자들도 과거와 같이 티스토리의 양질의 글로 인한 도메인 혜택을 입지 못하고, 함께 나락을 갈 듯합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되고 티스토리는 안되고?

그 동안 네이버 블로그는 애드포스트를 통해 블로그에 자체 광고를 삽입해 왔습니다. 그럼 왜 네이버 블로거들은 애드포스트에 대해서 불만이 없지만 티스토리 블로거들만 이런 반응이 나올까요?

 

그 것은 두 블로그의 수익 모델이 다르기 때문이니다. 티스토리는 90% 이상의 수익이 광고 수익이고 네이버는 협찬, 판매, 개인 브랜딩을 통한 강연 등 광고 외 수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수익 모델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다음 카카오의 검색엔진 점유율이 네이버의 1/1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네이버에서 상단 배치에 이점을 주기 때문에 홍보를 통한 수익 모델은 네이버 블로그가 압도적으로 효율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거와 카카오가 어느 정도 수익을 나누어야 하는 부분은 인정합니다. 현재 티스토리가 카카오에 이득을 주는 것은 거의 없고 서버 비용만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단 광고 배치 시 발생할 상황

앞 서 말씀드린 것처럼 광고가 상단에서 송출되면 대부분의 수익형 블로거는 티스토리를 탈출할 가능성이 99%입니다.

구글과 같이 상단의 광고로 얻는 수익을 배분해 준다고 해도 블로거들 입장에서는 메리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카카오의 광고인 애드핏은 광고 AI 수준이 구글 애드센스에 발끝에도 못미치기 때문입니다.

 

만약 애드센스로 월 10만원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블로그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애드센스는 블로거에게 68%의 수익을 주기 때문에 해당 블로그로 6.8만원의 수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 애드핏 광고는 광고주의 비용부터 광고 타겟팅 알고리즘이 모두 열악하기 때문에 1/10토막이 날수도 있습니다. 결국 매출은 1만원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카카오에서 선심써서 90%를 블로거에게 돌려준다고 한들 수익이 9천원으로 떨어져 손해입니다. 카카오도 블로거도 모두 손해를 보는 구조로 가는 것입니다.

 

그럼 월 100만원 이상 버는 전문 블로거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월 서버비 2~10만원 아끼려고 90만원 손실을 감수하고 티스토리에 남아있을까요? 무조건 탈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블로거들 역시 그 들의 탈출 러쉬를 보면서 아예 시작부터 다른 플랫폼에서 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그 상황이 왔을 때 티스토리에서 뭔가 잘못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정책을 바꿔도 빠져나간 창작자들을 돌아오게 만들기 힘들게 됩니다. 왜냐하면 언젠가 또 자기들이 필요하면 유리한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불신의 씨앗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전문 블로거들은 글 몇 천개를 쓸 정도로 소처럼 우직한 사람들입니다.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글 몇 천개 옮기는 게 그 들에게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수익이 나는 글 들만 잘 솎아서 새롭게 만드는게 수익에 더 좋지만 귀찮아서 참아 왔던 이들에게 동기 부여만 해줄 뿐입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는 카페, 커뮤니티와 같이 유저들이 함께 만드는 공간이 아닙니다. 즉 네트워크 효과가 없기 때문에 언제든 옮기는 것이 가능한 플랫폼입니다.

 

블로거들이 티스토리에 남아있는 이유는 별다른게 없습니다. 워드프레스 만드는게 귀찮고 서버비용도 아까워서, 다음 노출을 조금이라도 더 하고 싶어서, 블로그 스팟은 좀 구려보여서 정도인데, 수익 반토막이 나면서까지 티스토리에 남을 이유는 안되는 것입니다.

 

결국 티스토리의 경쟁자는 워드프레스 서버제공 회사이며 서버 운영 비용보다 티스토리가 더 많은 수익을 얻어갈 수는 없습니다.

이탈을 최소화하는 합리적 방안들

첫 번째는 호스팅 서버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티스토리의 경쟁자는 서버라고 말씀드린 만큼, 호스팅 서버 비용 수준의 금액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월간 트래픽과 저장 공간 이용에 따른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일 듯 합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경쟁 블로거에 과도한 트래픽을 생성해서 공격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두 번째는 상단에 애드센스 광고를 달고, 거기에서 얻는 수익을 창작자에게 되돌려 주는 것입니다. 발생한 수익의 5% 정도만 카카오에서 가져가도 운영비용은 충당하고 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조차도 월 수익 1000만원 이상의 전업 블로거들에게는 큰 비용이므로 이탈을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카카오의 애드핏이 애드센스만큼 좋은 알고리즘과 좋은 광고주들을 유치해서 애드센스와 같이 운영되는 것이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입니다. 구글은 20년 넘게 광고 알고리즘으로 세계 최고의 글로벌 회사가 되었는데 카카오에서 그 수준을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티스토리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애물단지로 여기지 않고 블로거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주길 바래봅니다. 저도 다른 플랫폼으로 이사가는게 몹시 귀찮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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