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지금 글을 쓰는 시점인 2022년 12월은 코인장에서도 빙하기이고 채굴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글의 조회수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는 걸 보니 더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이더리움 채굴이 끝난 지금 시점에 사람들의 채굴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많이 남아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코인 채굴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며 재미있게 읽으실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이전 글에 이어서 계속 적어봅니다.

채굴을 할 장소를 물색해 보다

 

 

대시 코인을 채굴하던 채굴기인 바이칼 X11 마이너를 통해 수익을 얻어서 현금화까지 가능한 것을 확인한 뒤 전파인증에 걸리지 않도록 다른 버전의 바이칼 제품도 구매해서 집에서 채굴을 시작합니다. 대략 전기료는 2만원 정도 더 나오지만 채굴 수익으로 10만원 정도 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새롭게 구입한 채굴기까지 하면 대략 100만 원 정도 구입비용으로 지출했습니다.

 

더 늘리고 싶어도 가정용 전기세의 누진 구간에 걸리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예 채굴만 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합니다. 코인 채굴장이라는 용어도 그리 흔치 않은 시점이었고, 사람들도 채굴장으로 어떤 곳이 적당한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략 17년 3월 부터 회사 근처 상가들을 돌아다녔고, 소음이 심할 수 있고, 도난의 우려가 있어서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곳은 제외 했습니다. 1개 월 정도 발품을 팔아 신흥역 근처에 낡은 재개발 예정인 건물 4층을 구했습니다. 대략 10평 남짓한 규모에, 보증금 300만원 월세 25만원에 계약했습니다. 

새로 얻은 채굴장의 문제점

 

채굴로-혹사당한-GTX1070
나와 3년을 고생해준 GTX1070 중 하나

 

지금 다시 구하라고 하면 외곽에 더 괜찮은 장소를 알아보겠지만 당시는 회사에서 가끔 들리면서 관리할 수 있는 지역이 좋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물론 그 것도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었지만 채굴하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일단 창문이 작아서 열을 배출하기 힘들었고, 창문에 비 가림막이 없어서 비가 들이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창문에서 부터 기기까지는 거리가 어느 정도 있어서 심하게 오는 날이 아니면 바닥만 젖고 끝나는 경우가 있엇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기계까지 비가 들어와 채굴기가 촉촉해 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3년 쯤 운영하고 나니 창가에 가까이있던 채굴기들은 다른 것들에 비해 녹도 더 많이 슬었습니다.

 

태풍이라도 오면 창문을 다 닫고 채굴기를 꺼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특히 출근하고, 뭔가 바쁜 일이 있어서 채굴장에 가기 어려운데 태풍이 오면 전전긍긍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저렴한 곳으로 알아보겠다고 4층으로 구했더니 매번 채굴장에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고, 무거운 기기를 옮겨야할 때면 짜증이 날 때도 많았습니다.

 

10평이라는 공간의 크기도 처음에 기기 1~2개 두었을 때는 꽤 넉넉해 보였는데, 각종 장비 부품이나 선풍기, 앵글 등을 놓고 나니 상당히 부족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자를 놓고 잠시 쉴 공간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신흥역이라는 곳을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건물에 주차장이 없고, 노상 주차장을 유료로 이용해야합니다. 그 조차도 자리가 없어서 수 십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을 뱅뱅 돌아서 간신히 주차를 해야했습니다. 주차 문제로 인해 채굴장에 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게되어 안그래도 가기 싫은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위치에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재개발 예정인 건물이었기 때문이고, 더 좋은 공간으로 구하려면 월세로 50만원은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월세만 생각하면 완전히 틀린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음에 또 채굴장을 한다면 외곽에 있는 50평 이상 규모의 저렴한 공간을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주차장은 꼭 건물에 딸린 곳으로 말입니다. 비 가림막도 필수로 있고, 기기와 따로 분리된 사무실도 있는 그런 공간으로 고를 것 같습니다.

전기세를 알아보고 전기 공사를 하다

이것 저것 알아보니 계약 전력이라는 것이 있고, 그 전력 이상을 사용하면 페널티 요금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벌금인지 누진세인지 정확한 명칭은 기억이 안납니다.

 

주택용과 달리 일반용과 산업용 전기 요금은 계절별, 시간별로 요금이 다르게 책정되어있습니다. 가장 비싼 순서대로 여름, 겨울, 봄과 가을이었습니다. 시간대도 새벽은 저렴하고 낮은 비싼 계약이 많았지만 채굴장은 24시간 동일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별로 차등이 있는 요금제는 손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시간별 차이가 있는 요금제를 선택한 뒤 저렴한 시간에만 돌리고, 비싼 시간대는 꺼지도록 설정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저는 그렇게 까지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그 정도로 관리해야하는 경우는 빙하기일 경우인데 그런 경우는 그냥 채굴장을 잠시 접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소규모로 사용하는 경우 일반용 을이 가장 저렴했고, 일반용은 최대 20kW까지만 계약전력으로 사용가능했습니다.

 

그리고 3kW가 넘어가는 곳은 별도의 전기 설비 공사를 해야한다는 사실도 그 때 알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완전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것이었죠.

 

전기 설비엥 대략 300만원 쯤 들어갔습니다. 그 중 계약 전력을 승압할 때 한전에 내야하는 비용이 있습니다. 대략 1kW당 6.5만원 수준으로 기억합니다. 승압 비용만 대략 150만원 정도 들어가서 놀랐던 기억이 있으니 맞을 것입니다. 나머지가 배전함을 설치할 때 들어가는 용역 일당과 기기 비용이었습니다.

 

회사에 출근을 해야했던 저는 사무실 문을 열어 놓고 주소만 전기 공사하는 사장님께 알려드렸습니다. 공사 해주시는 사장님이 꽤 저렴하게 해주시고 승압 신청도 다 해주셨습니다. 끝나고 돈만 송금해 드려서 사장님 얼굴을 보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직접 가서 전기 코드 위치 등을 세심하게 확인하고 배치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비가 들이치는 창문 아래에 전기 코드가 위치한 경우가 있었는데, 당시는 그런걸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그냥 맡기기만 한 것이죠. 역시 뭔가 처음하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쓰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다음에 또 이어서 적어 보겠습니다. 다시 채굴 부흥기가 와서 제 글을 읽는 분들이 많이 지면 좋겠습니다. 다른 채굴 관련 글은 아래 카테고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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