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키우던 제 반려 식물이 마름병에 걸렸네요. 다육이가 마름병 걸린 이유와 치료 방법 및 결과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다육이와의 만남

저와 아내는 집에 식물을 키우기만 하면 어떤 종류든 죽이는 가드너계의 똥 손입니다. 저와 아내의 손을 타면 자꾸 죽어나가지만 집에 식물이 있어야 가족들의 정서상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죽으니 키우는 것을 망설였지만 아내가 타로 점을 보고 와서 자신의 흙과 가까이 있어야 잘 사는 운명이라고 하더군요. 1층에 살거나 집에 화분이라도 두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마침 이케아에 가구를 사러 간 김에 키우기 수월하다는 다육 식물을 사 왔습니다.

이케아에서 산세비에리아와 분갈이용 화분, 다이소에서 분갈이 흙을 샀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넓은 환경에서 쑥쑥 자라게 하고 싶어서요.

물은 1주일에 한번 듬뿍 주었습니다. 자주 많이 주면 다육 식물은 뿌리가 썩거나 무름병에 걸린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다육이가 아파요

반년 동안 무럭무럭 잘 자라던 이 아이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줄기 하나의 끝 부분이 쪼글쪼글해지고, 색도 누렇게 변했습니다.

마름병에 걸려서 말라가는 다육 식물
마름병에 걸린 다육이

 

이름이 비슷한 무름병과 마름병 구별 방법은?

다행히 하나만 아프고 다른 아이들은 멀쩡했습니다. 누렇게 된걸 보니 예전에 무름병이 누렇게 된다는 게 떠올랐습니다. 역시 물을 너무 많이 준 게 화근이었나 싶었죠. 그런데 다시 찾아보니 위쪽부터 노래지는 것은 마름병이라고 하더군요.

아마 잘 자라라고 커피 내리고 남은걸 찌꺼기를 화분에 거름 삼아 주었는데 그게 원인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마름병이 걸린 잎 쪽에 커피 찌꺼기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추측일 뿐 똑같이 커피가루를 준 선인장은 잘 크고 있습니다.

 

즉 물이 없어서 마르면 마름병, 너무 줘서 물렁물렁해지면 무름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리고 물이 공급이 안되니 위쪽부터 색이 변하고 잎의 주름이 깊어지면 마름병, 뿌리가 썩으면서 아래부터 변하는 게 무름병입니다.

마름병과 무름병은 다르게 대처해야 한다

무름병은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주위로 번지게 됩니다. 마름병은 마른 부분만 잘라내면 되고요. 저는 다행히 마름병이라 일부만 자르면 되었습니다.

 

이렇게 통통한 식물을 잘라야 한다는 게 마치 살을 자르는 기분이 들어서 일단 며칠을 두고 지켜봤습니다. 물이 적어서 마름병이 걸린다고 하여 물도 충분히 주었죠. 시간이 지날수록 노란 부분이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처음으로 수술을 했습니다.

마름병 걸린 부분 수술

잘린 산세비아리아
잘라낸 산세비에리아


잘라낸 부분은 많이 말라서 딱딱하게 굳었더라고요. 잘라내고 나니 뭔가 많이 미안해져서 다이소에서 영양제도 샀습니다. 식물 영양제는 태어나서 처음 사봤네요.


일단 사용법대로 뚜껑의 꼭지를 잘라 꽂긴 했는데 이틀 동안 영양제가 거의 줄지 않더군요. 원래 이렇게 천천히 들어가는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설명서에 잘 안 들어가면 손으로 살짝 눌러 주라고 해서 저녁에 살짝 눌러주고 자고 일어났더니 영양제가 전부 비었습니다.

이렇게 급속으로 줘도 괜찮은 건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주는 게 맞는지 인터넷을 검색해 봤습니다.


비어버린 다이소 영양제



다이소 영양제는 대략 1~2주 간 공급하고 2~3개월 주기로 주는 것이라고 나오더군요. 저는 한 번에 너무 과도하게 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다이소 영양제는 성분이 적은 편이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일단 이미 줬으니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는 지켜보면서 업데이트해야겠습니다. 제발 이번에는 죽이지 않고 잘 키우고 싶네요.

수술 후 한 달 뒤 후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전체적으로 노래지기만 할 뿐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가 다른 애들까지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서 결국 뽑아내었습니다. 다행히 다른 친구들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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