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의 열풍

요즘 P2E(Play to Eearn) 게임이 메타버스 바람을 타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코인을 게임에 연결하는 것이 금지 되어있지만 무한돌파삼국지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코인이 붙자 앱 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등을 찍었습니다.

P2E는 말 그대로 게임을 하면 (Play) 수익을 얻는(Earn)다는 말인데요. 열심히 놀게해주고 돈까지 받는 다니 정말 생각만 해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돈을 안내고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있지만 돈을 받는 게임의 개념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과연 P2E는 놀면서 손쉽게 돈을 벌기만 하는 게임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놀면서 돈버는게 가능할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방법은 이미 세상에 많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프로 게이머로 상금이나 연봉을 받거나, MMORPG에서 아이템을 현금 거래 사이트를 통해 현금화하는 등 게임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 처럼 말이죠. 유튜브나 트위치 등에서 게임 플레이 영상을 올리거나 스트리밍을 통해 돈을 얻기도 하죠.

이런 경우 게임은 업(일)이 되고, 일종의 노동이 됩니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 일이 되면 게임 = 놀이라고 한 가정이 틀리게 됩니다. 취미로 즐겁게 하던 일도 직업이 되면 고통스럽고 하기 싫어지게 보통입니다.

물론 덕업일치를 이룬 경우도 있습니다. 덕업일치를 이룬 분들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즐겁게 게임을 하지는 않겠죠. 예를들어 더 높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지겨운 단순 작업장 노가다를 하거나 하기 싫은 장르의 게임도 억지로 플레이하며 리뷰해야 하는 유튜버를 생각해 본다면 말이죠.

티비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놀면서 돈을 버는 것 같지만 그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카메라에서 높은 텐션을 유지하느라 엄청나게 고생을 하고 우울한 날에도 억지로 밝은 표정을 지어야 합니다.

P2E 역시 놀면서 쉽게 돈을 벌게 해주는 환상의 나라가 아닙니다.

P2E 게임들의 수익 구조

P2E로 돈을 버는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게임 플레이를 통한 코인(토큰) 채굴

2. 상자 뽑기(갓챠)로 높은 등급의 캐릭터나 아이템 등을 팔기

2가지로 나누었지만 대부분의 P2E 게임은 1과 2를 섞은 형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수 만원에서 수 십만원 또는 수 천만원으로 갓챠 상자를 열고 거기서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얻으면 그 캐릭터는 더 많은 채굴을 할 수 있습니다.

채굴도 자동으로 사냥하는 방치형,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해야 얻는 수동형으로 나누어 지며 대부분은 게임 자체의 재미보다 돈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두면 보상을 얻는 방식을 더욱 선호합니다.

실제 요즘 P2E 게임들을 보면 게임이 재미있으면 돈이 안되고 돈이 되면 게임이 재미없습니다. 수익률과 게임성이 반비례 관계입니다.

게다가 막대한 초기 진입 비용까지 지불하고도 원금을 회수하지 못해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게임은 캐릭터가 없어서 시작조차 할 수 없으며, 돈을 투입하지 않고 게임을 진입할 수 있는 게임은 하루 수익이 몇 천원도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무한돌파 삼국지같은 게임이 자기 자본 투입 하나 없이 초기 오픈일에 하루 5만원을 벌게 해줘서 혜자 게임으로 불린 것입니다. 얻은 무돌코인을 사람들이 계속 시장에 팔아서 요즘은 하루 2~3천원 수준이 되었지만 그 정도 수익이라도 주는 게임은 P2E에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주식 투자가 매수, 매도 버튼만 눌러서 쉽게 돈을 버는 게 아닌 것 처럼 이쪽 역시 아무 생각없이 돈만 넣으면 돈을 벌어주는 시장이 아니며 오히려 초기 시장이라서 스캠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코인 가격이 떨어져서 손해 보기도 하고 개발자가 러그풀을 해서 아예 휴지조각이 되기도 합니다.

게임 회사는 왜 돈을 주는가?

스캠이나 먹튀를 하려는 게임이 아닌 정상적인 게임이라면 회사는 왜 게이머들에게 돈을 주는 것일까요? 회사는 돈을 벌어야하는 곳인데 말이죠.

한가지 이유는 바로 경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많은 게임들이 상위 과금 유저들에게 매출의 대부분을 얻고 있습니다.

과금을 해서라도 다른 사람들 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가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유저가 많은 게임에서 그 욕구를 더욱 잘 충족할 수 있습니다. 공짜로 게임을 제공하여 사용자를 유지하고 수익은 헤비 과금러들에게 얻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유저들이 게임에서 이탈하게 되면 과금 유저들 까지 함께 이탈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 더 나아가서 회사가 가져갈 수익의 일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면 이탈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고 유입은 늘어나겠죠. 유입이 늘면 코인을 비싸게 사는 헤비 과금러들이 늘어나고 다른 사람들은 더 많은 수익을 얻어서 유입이 늘어가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됩니다.

유저들은 작더라도 초기에 진입하면서 돈을 투입하기 때문에 매몰된 돈과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쉽게 게임을 접지 못하게 됩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자신이 돈을 투입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그 회사의 긍정적인 면만 더 잘 보이게 되는데요. 이런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여 한번 진입한 유저들은 더욱 빠져나오기 힘들게 됩니다.

최근 비엔비히어로나 사이버드래곤 같은 게임들이 유저를 기만하는 수준의 운영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게임들을 지지하는 유저들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마 P2E가 아닌 일반 게임이었다면 진작 게임이 망했을 것인데 말이죠.

회사는 회사대로 유저 이탈을 막아 헤비 과금러들에게 계속 돈을 얻을 수 있고, 게임 유저는 돈을 벌기에 서로 윈윈이 됩니다.

향후 P2E의 미래

다른 게임 개발사도 위메이드의 미르4나 엑시 인피니트와 같은 P2E 게임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많은 게임들이 P2E로 출시할 것입니다.

특히 RPG는 레벨과 아이템, 경쟁 시스템이 잘 갖추어 져서 P2E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이죠.

그리고 슈팅 게임이나 롤과 같은 MOBA 경쟁 게임도 자신의 랭킹이나 대회에서 얻는 희귀한 아이콘, 스킨, 캐릭터, 아이템 등을 NFT로 등록하여 거래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페이커가 우승하며 받은 특별 스킨같은게 있다면 어마어마한 값에 팔리겠죠.

아마 머지 않은 미래에는 게임을 하면 돈을 버는게 당연하고 돈을 못버는 게임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지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P2E가 일시적인 허상인지 게임계의 스탠다드로 자리잡을지는 모르겠지만 미리미리 공부해 둘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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