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추억의 엑셀런트 어드벤처

 엑셀런트 어드벤처는 고등학생인 빌과 테드가 세상을 구하는 병맛 스토리이다.  80년대에 출시 되었으며, 키아누 리브스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명작이다.  너무 어릴 때 본 영화지만 30여년이 지났어도 유쾌한 분위기와 마주보며 기타치는 자세를 하며 바보처럼 웃는 장면은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나중에 스피드를 보고 난 뒤에도 키아누 리브스가 엑셀런트 어드밴처에 나왔다는 것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스피드 이후 수 년이 지난 뒤에 인터넷에 필모그래피를 보다가 우연히 알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와이프가 이 영화를 본적이 없다고 해서 때마침 3편이 나오기 전에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1,2를 몰아서 다시 봤다. 사실 너무 어릴 때 봐서 기억이 나지 않아 처음 보는 것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몇몇 장면은 기억이 되살아 나서 신기했다.

 (아래 부터는 스포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1편과 2편 간략 줄거리 요약

 학교에서 가장 덜떨어진 콤비인 빌과 테드는 역사 시험을 망치면 낙제를 하게 되는 상황이고, 낙제를 하면 군대로 보내겠다고 테드의 아버지가 테드에게 엄포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미래에서 온 사람을 만나게 되고, 시간 여행이 가능한 전화 부스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역사 시험을 통과 하기 위해 과거를 여행하며 다양한 위인들을 만나고 그들을 현재로 데려와 결국 역사 시험을 무사히 통과한다는 이야기이다. 

 

 2편은 저승사자와 천국까지 스토리를 확장하여 더 다양한 시공을 다룬다. 내기에서 지고나서 분해하는 저승사자의 모습에서 인간미도 느껴진다. 1편과 달리 외계인도 참여하게 되고, 빌과 테드를 본 딴 인공지능 로봇도 등장하여 그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결국 천재 외계인이 밴에서 꾸역꾸역 만든 기괴하지만 쎈 로봇으로 그들을 물리치게 된다. 동일한 모습을 한 로봇이라는 설정은 터미네이터 2의 액체인간을 떠올리게 한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터미네이터에 비해 좀 더 낮은 수준의 CG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80년대의 기술력을 생각해 봤을 때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은 날 보기 딱 좋은 영화

 전체적으로 지금 보면 너무나 진부한 개그 코드나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인지 요즘 영화에서는 보기 힘들 만큼 단순함을 가지고 있다. 사필귀정이나 인과응보와 같은 교훈적인 내용이나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들을 많이 다루던 80년대 미국 영화의 향수가 진하게 느껴졌다. 

 

 별다른 반전도 복잡한 갈등도 없고, 미리 알아야할 메타포나 세계관도 필요 없다. 아무 생각없이 보고 나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게 된다. 다만 다시 내용을 적고 싶어도 스토리가 잘 생각이 안날만큼 머리가 비워진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인 것 같다. 사실 스토리가 별 개연성도 없다. 영국에 가서 영국 처녀를 데려와서 사귀고, 징기스칸을 데려오고, 소크라테스를 데려오고 그런 식이다.

 

 요즘과 같이 화려한 그래픽이나 잘 짜여져서 머리가 꽉차는 느낌이 드는 영화에 익숙해져 있다면, 이런 영화를 통해 정말 머리를 비우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키아누 리브스의 풋풋하면서 멍청한 표정으로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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