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9~20살 때 인터넷에 유행하던 MBTI가 요즘 다시 유행한다고 한다. 와이프가 카톡으로 뜬금없이 테스트를 보내서 다 끝내고 나니 MBTI 설문이었다. 결과는 20년전과 똑같이 INTP가 나왔다. 요즘은 좀더 세분화 되어는지 INTP-T라고 뒤에 T가 하나 더 붙어서 나왔다. 



 나이가 들면서 인간관계도 예전보다 더 귀찮아 진 것 느낌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내향형 지수도 더 높게 나온 듯한 느낌이다. 20년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저정도로 높진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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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를 보고나서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이런건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곧 바로 그전의 문항들 중 어떤 것들이 이런 지수들에 영향을 주었을까? 그 문항은 단독 지수에 영향을 주었을까? 아니면 복합적으로 다수의 항목에 영향을 주었을까? 등등 수많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깨닳았다. 나는 INTP가 맞다는 것을. MBTI는 참 잘 맞는 분석법인 것이다. 결국 공대에 가고 대학원까지 가게 된 것은 계속 사색하고,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의 영향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와이프의 경우 ISFP가 나왔는데, 역시 너무 정확해서 소름이 돋았다.



 ISFP는 야망이 없고,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는 스타일이다. 집순이에 사람들 많은 것도 불편해하고, 이목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불화도 싫어하는 평화주의자(?)같은 성격이다. 


 우린 둘다 집에 있는게 편한 집돌이, 집순이라서 편한 점이 많다. 누군가 가끔 나가자고 해도 다른 한명이 집에 있고 싶다고 하면 이해해 준다. 때로는 거절 당하면 집에서 쉴 수 있다는 생각에 살짝 기쁘기도 하다. 뭔가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손해보는 기분이라서 나가려고 시도는 하지만 막상 집 밖으로 나가려는 데는 둘다 적극적이지 않다.


 그 왜에도 나는 이것 저것 아는 것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와이프는 그런 것들을 듣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점도 참 잘 맞는 것 같다.



 그런데 INTP와 궁합이 맞는 성격은 ENTJ라고 한다.


 ENTJ는 리더쉽이 있고 추진력과 야망이 있는 사람들이다. 현실적이고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라고 하는데, 솔직하고 논리적인 면에서 INTP와 잘 맞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자기 주장이 강하고, 너무 계획적이며 외향적인 사람은 피곤하게 느껴진다. 궁합은 내 입장에서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와이프의 성격인 ISFP는 궁합이 좋거나 보통인 그룹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시중에 떠도는 MBTI 테스트가 비과학적이고 허술하다고 말하지만, 우리 부부는 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궁합은 그닥 믿을게 못 되는 것 같다.


 아직 MBTI를 해보지 않았다면 한번 재미 삼아 시도해 보자.


  MBTI 테스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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