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부부의 세계를 2주에 걸쳐 몰아서 봤다. 역시 핫한 드라마는 한번에 몰아서 봐줘야 제 맛인 것 같다. 드라마의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어서 출근만 아니었다면 며칠만에 몰아서 다 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일명 쀼의 세계라고도 한다는데, 사람들의 창의력은 대단한 것 같다. 


출처 = JTBC

부부의 세계 리뷰

 ( 리뷰에는 부부의 세계의 스포가 많이 포함 되어 있습니다)

 완벽해 보이던 부부가 불륜으로 인해 어떻게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지 그 과정을 주요 스토리로 하는 드라마이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부부 관계에 대한 내용 보다 부모로서 이혼 후 격을 수 있는 일들에 더 큰 공감이 갔다. 아마 결혼만하고 아이가 없었다면, 부부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서로 물고 뜯는 과정에 더 집중해서 봤을 것같다. 그러나 우리 부부가 시청하면서 연신 얘기했던 것은 "애가 너무 불쌍해", "애는 어쩐대..." 등등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아이가 있기전에는 아이 때문에 산다느니, 편부 편모 가정에서 아이를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재혼을 한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썩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혼자 키워도 아이에게 사랑을 더 주면 될 것이고, 본인의 인생도 중요한데 그걸 아이로 인하여 다 포기한다니... 하지만 지금 내 딸이 드라마의 선우와 태오의 아들의 입장이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짠한 아들 준영이 / 출처 = JTBC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트가 원작이라고 하는데, 원작이 서구권 드라마여서 그런지 일부 관계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드라마에서 나온 인물의 관계가 서구권의 문화를 대표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드라마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관계인 듯하다. 특히 선우와 손제혁(김영민)의 경우는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았다. 친구의 아내에게 아무렇지 않게 연락해 추파를 던지는 것도 이상했고, 뭔가 둘 사이에 은근한 애정 기류가 있던 것도 아닌데 뜬금 없이 서로 만나서 술을 마시는 것도 의아했다. 매번 술을 마신다거나 술을 마시자고 제안하는 제혁을 보면서, '술을 참 좋아하는 사람 이구나...', ' 회계사 일로 스트레스가 많아서 술친구가 필요한 외로운 사람이구나...'라는 생각만 들었다. 더더욱 남편의 회계 처리를 위해서 협박의 수단으로 관계를 허락한 선우도 이해가 안가기는 매한가지 였다. 아직 나는 이런 59금 수준의 드라마를 보기에는 한참 어린 것 같다.


술친구가 필요했던 외로운 늑대 / 출처 = JTBC


 모든 캐릭터가 적어도 한번씩 암을 유발하는 행동을 하는데, 유일하게 조력자인 민현서와 최회장의 아내만 주인공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들의 경우 갑자기 아빠에게 가겠다며 돌발 행동을 하지만 부모의 눈으로 보니 그마저도 이해할만해 보였다. 정신과 의사 역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여회장과 만났지만 오해가 생긴 선우는 몹시 화를 내기도 했다. 그냥 정신과 의사가 배신하는 듯한 모습은 예고편 장면을 만들기 위해 살짝 억지스럽게 끼워넣은 스토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별게 없어서 좀 허무했다.


 원작 드라마의 작가는 메데이아라는 그리스의 악녀를 모티브로 하여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한다. 

메데이아에 대한 설명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97798&cid=58143&categoryId=58143

 메데이아 간추린 이야기

 남편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내조를 다했고 결국 남편이 왕위에 오르게 만든다. 왕이 된 남편은 10년간 부인과 통치를 하다가 새로운 여자와 결혼할테니 이혼해 달라고 하고, 메데이아는 남편의 새 부인에게 마법이 걸린 드레스를 선물해 준다. 새 부인이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에 가자, 드레스는 불이 붙었고 결국 결혼식에서 남편과 새부인 모두 죽는다. 그리고, 남편과 사이에 낳은 아들도 모두 죽인다.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둘 / 출처 = JTBC


 원작의 시즌 1과 시즌 2를 16편에 모두 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욱 속도감이 있었던거 같다. 반전과 팽팽한 갈등이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던 드라마였다. 그러나 앞서 말한 듯이 약간 한국적인 정서와 다른 부분들이 있는 듯해서 살짝 이질감이 느껴지긴 했다. 아마 스카이캐슬을 미국판으로 만든다면, 입시에 대한 문화적 차이로 그들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한편 한편 보고난 뒤 자꾸만 자고 있는 딸의 볼에 입을 맞추게 만드는 그런 드라마였다. 가정의 평화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아름다운 촬영지가 많이 나왔는데, 추후에 조사해서 글을 남겨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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